본문 바로가기

INFP의 공장라이프

INFP에게 생산직 텃세란 인류애를 상실시키는 지름길



오늘은 아무리 생각해도 도무지 뭘 써야 할지 주제가 떠오르지 않아서 고민만 하다가 

어떤 분께서 남겨주신 댓글을 보고 텃세에 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텃세의 종류가 어떤 게 있냐 나누기엔 인간 형상을 다 겪어본 게 아니라서 그냥 내가 겪어본 썰들을 풀려고 해본다.

그리고 어떤 회사든 텃세가 분명히 존재하긴 하지만

유독 생산직에서는 텃세 유형이 다양하면서도 지랄맞은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공장은 하루에 맞춰서 나가야 할 물량이 정해져 있다 보니 그 생산물량을 빨리빨리 보내야 해서 사

람들이 더 예민한 건가 싶다. 그럴 때마다 조금 답답할 때도 있다.

왜 생산직은 빨리빨리가 아니면 일이 안 되는 걸까? 하고. 
아무튼 내 기억을 더듬어서 거슬러 올라가면 경기도로 취업을 나갔을 때였던 것 같다. 

SK 하이닉스 하청 업체에 3교대 근무하는 곳이었는데 솔직히 겉모습으로 판단되는 게 현실이라서

그때나 지금이나 내 모습은 좀 어리숙해 보인다.

경기도 가기 전에 간 곳이 너무 좆소기업이어서 한 달 하고 나오고

텃세라고 느끼지도 못하고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었는 데

나중에 조장이랑 조원들이랑 친해지고 술자리를 가지면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가 오래 못 버틸 것 같다고

내 친구들은 다 좌식으로 검사나 레이저 마킹 같은 일을 시켰었는데  나만 입식을 하고 완제품 포장을 했었다.

처음엔 포장만 하면 되는구나~ 하고 좋아했었는데 밴딩 기계를 누르고 테이프를 다 쓰면

그걸 또 내가 갈아 끼워야 하고 쓰레기 청소도 내가 했었다. QC에 검사받고 혼나는 것도 내 일이었기에

텃세를 부리는 줄 몰랐었다. 그러다가 1년도 못 채우고 9개월 정도 하다가 퇴사했지만. 

두 번째는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뚜렷하게 기억이 나는 게 당시 대학교에 다니고 있던 친구가 방학해서

잠깐 같이 일하려고 친구 친척분께서 거주하고 계시던 청주 쪽으로 올라갔을 때였다.

거기서 친구는 무슨 암막 커튼 쳐진 곳에서 검사를 했고 나는 컨베이어 벨트 라인 타는 일을 했었는데

손이 느린 나는 일을 못 따라가서 답답해 죽을 때 거기서 만난 고향인이 일하다가

말을 걸어서 친해지는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같은 부산사람에서 내가 다녔던 중학교 선배였단다.

근데 나는 중학교 2학년 때 복학을 했었어서 나름 이름 좀 날리던 선배들을 모른다,

그런거 관심이 없기도 했고. 문제는 하필이면 그 미친 X은 자기도 같은 학교 나왔다면서

무슨 이름을 대는 데 아느냐고 물어보길래 '저는 잘 모르겠어요' 하고 넘겼었는데

한 3번인가 진짜 모르냐고 물어보더라.

그다음부터는 별것 아닌 일로 시비 걸고 밥 먹으러 갈 때나 담배를 피우러 갈 때도

일부러 어깨빵치거나 자기랑 친한 사람들한테 내 뒷담화를 오지게 하더라.

오죽하면 내가 그 미친 X한테 잘못한 것 있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스트레스가 극도로 달했었던 나는 친구랑 같이 2주도 안 하고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살다 살다 텃세 받는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같은 부산사람이라고 해서

모든 부산 사람들 이름을 내가 알아야 되는 것도 아니고 진짜 도라이인 줄 알았다 미친X은 잘 살아 있겠지?

왜 공장에서 일진 놀이를 하고 지랄이여.

세 번째부터 쭉 적어갈 이야기는 지금 있는 구미에서 겪었던 일인데, 구미도 참 각양각색이다. 

그런데 난 진짜 이 세 번째 회사에선 왜 텃세를 부렸는지 지금까지 의문이다. 

공단동에 있는 세 X 정보통신이란 곳인데 컴퓨터였나 무슨 전기/전자 제어? 회사였다. 

라인은 아니었고 그냥 컴퓨터에다가 선들을 꽂아서 불량 이름 외우고 하는 거였는데 

생전 처음 하는 일이기도 하고 어렵긴 했다. 그래도 다닐만했던 게 생각보다 텃세도 없었다고 생각했고 

뭣보다 밥이 진짜 존 X게 맛있었다. 

딱히 혼난 적도 없고 오죽하면 거기서 일하는 이모들이 멘탈 쿠크다스인 나한테 

쟤는 오래 다닌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그렇게 나름 혼자서 잘 적응해가고 있는데 3주째부터인가? 

가르쳐주던 사수가 남자랑 여자 한명씩 있었고 여자 사수랑 같이 다니는 여자 동생이 있었는데 

남자는 딱히 별다른 터치가 없었고 여자 사수랑 그 동생 X이 문제였던 듯 싶다. 

어느 순간부터 인사도 다 쌩까고 쉬는 시간이나 밥시간에 앉아서 담배를 피우고 있을 때 

내가 앞을 보고 있으면 등 뒤돌아서 피고 자기들끼리 이야기하고. 

처음엔 왜 저러지 싶다가 어휴, 그래라~하는 마음으로 포기했는데 

3주차에 일주일이 지나고 나니 이게 정신적으로 조금 버거웠다. 

밥은 정말 맛있었지만 왜 그러는지도 모르겠고 딱히 물어봐서 그런 거 아닌데요? 해버리면 

할 말 없으니까 한 달 하고 관뒀다.

아, 쓰다가 갑자기 생각났는데 순서가 좀 뒤죽박죽이라서 좀 그렇지만 

세 번째 이전에 부산에서 한군데 다녔을 때도 텃세 당한 적(?)이 있다. 

이건 진짜 텃세라고 하기엔 텃세 축에도 못 끼지 않을까 싶은데 그냥 그건 그 사람 자체가 이상했던 것 같았다. 

남자친구하고 CNC 작업 비슷한 일을 하러 갔는데 남자친구하고 다른 공정으로 가서 난 여자 사수한테 배웠었는 데 

이 여자 사수도 두 번째 만났던 X처럼 도라이였다. 

일적으로는 딱히 터치 받은 것도 없고 일하는 것도 힘들진 않았는 데 사수가  남 일에 관심이 너무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아니면 예민했던 건가? 통근버스를 타고 출근할 때 나는 멀미가 심해서 이어폰 소리 조금 크게 틀어놓고 자는 편인데

자는 날 깨우더니 이어폰 소리 너무 크다고 줄여달라길래 ??? 싶었다.

지금 생각해봐도 잘 모르겠다. 물론 멀미 심한 건 내 사정이고 이어폰 소리 크게 튼 건 맞지만

내가 핸드폰 소리를 키운 것도 아니고 그렇게 줄여달라고 해서 줄여줬더니 뒤이어서 지금 출근하는 데

다 자고 있는 거 안 보이냐면서 그렇게 틀면 시끄럽다고 하길래 표정 개 같아졌는데 남자친구 사수분(남자)께서

그 여자한테 네가 더 시끄럽다고 하니까 조용히 가더라?

뭐 다른 청주 도라이보다는 나은 편이긴 하지만 공순이 라이프 텃세 TOP2에 오르는 쓸데없는 명예를 안겼다.

몇 가지 더 있긴 한데 그건 나중에 다녔던 공장 후기썰로 조금씩 풀어볼까 한다. 미리 다 쓰면 재미없으니까~
그리고 제목에다가 'INFP에게 텃세란 인류애를 상실시키는 지름길'로 써놓기는 했는데 

사실 어떤 회사든 도라이의 질량 보존 법칙이란 게 있으니까
굳이 INFP를 안 붙였어도 됐나 싶기도 하고... 뭐... 근데 사람 사는 거 다 똑같지 않을까? 

사람은 뒤지건 말건 동물 친구들은 행복해야 한다는 마인드 널려있는 것처럼.